첫 연말정산 시즌이 왔을 때 저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. 회사에서 국세청 간소화 서비스 PDF 제출하라고 해서 그대로 제출했습니다. 다른 서류가 필요한지도 몰랐고 뭘 챙겨야 하는지도 몰랐습니다. 그렇게 연말정산을 마치고 동기들과 환급액을 비교했는데 저만 이상하게 적었습니다. 나중에 알고 보니 제가 챙기지 못한 공제 항목이 여러 개 있었습니다.
월세 세액공제를 몰랐습니다
자취하면서 월세를 50만 원씩 냈는데 이걸 공제받을 수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. 연봉 7천만 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는 월세의 17퍼센트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습니다. 저는 조건에 해당됐는데 서류를 안 냈습니다.
1년 월세가 600만 원이었으니까 17퍼센트면 102만 원입니다. 100만 원 넘는 돈을 그냥 날린 겁니다. 이듬해에 바로 챙겼는데 첫해 놓친 건 다시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.
월세 세액공제 받으려면 임대차계약서 사본, 월세 이체 내역, 주민등록등본이 필요합니다. 계약서에 집주인 인적사항이 있어야 하고 계좌이체로 월세를 낸 기록이 있어야 합니다. 현금으로 주면 증빙이 안 되니까 반드시 계좌이체로 내세요.
주택청약 납입액 공제를 놓쳤습니다
주택청약 통장에 매달 10만 원씩 넣고 있었는데 이것도 공제 대상인 줄 몰랐습니다. 무주택 세대주는 연 240만 원 한도로 주택청약 납입액의 40퍼센트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습니다.
1년에 120만 원 넣었으니까 48만 원을 소득공제 받을 수 있었는데 서류를 안 냈습니다. 국세청 간소화에서 자동으로 조회되는 줄 알았는데 청약통장은 은행에서 따로 서류를 발급받아야 했습니다.
청약통장 있으신 분들은 연말에 은행 앱에서 주택청약 납입증명서 발급받아서 회사에 제출하세요. 모바일로 5분이면 됩니다.
기부금 영수증을 안 챙겼습니다
대학생 때부터 매달 만 원씩 후원하던 단체가 있었습니다. 기부금도 세액공제 대상이라는 건 알았는데 영수증을 어떻게 발급받는지 몰라서 그냥 넘어갔습니다.
기부금 세액공제는 기부금의 15퍼센트입니다. 1년에 12만 원 기부했으면 만 8천 원을 돌려받을 수 있었습니다. 금액이 크진 않지만 안 챙기면 손해입니다.
요즘은 대부분의 기부단체가 국세청에 자동으로 기부금 내역을 제출합니다. 간소화 서비스에서 자동으로 조회되는 경우가 많으니까 확인해보세요. 안 뜨면 해당 단체 홈페이지에서 기부금 영수증을 직접 발급받으면 됩니다.
교육비 공제가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
직장 다니면서 직무 관련 학원을 다녔습니다.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건 아니고 제 돈으로 다녔는데 이게 공제 대상일 수 있다는 걸 나중에 알았습니다.
근로자 본인의 교육비는 전액 공제 대상입니다. 대학원 등록금이나 직업능력개발훈련비가 해당됩니다. 다만 일반 어학원이나 취미 학원은 안 됩니다. 직무와 관련된 교육이어야 합니다.
저는 코딩 학원을 다녔는데 직무와 관련이 있어서 공제받을 수 있었습니다. 하지만 영수증을 안 챙겨서 그해는 놓쳤습니다.
안경 구입비도 공제된다는 걸 몰랐습니다
시력 교정용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구입비도 의료비 세액공제 대상입니다. 연간 50만 원 한도로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.
저는 그해 안경을 새로 맞췄는데 안경점에서 영수증을 안 챙겼습니다. 나중에 알고 다음 해부터는 안경이나 렌즈 살 때 꼭 영수증을 받아둡니다.
안경점에서 현금영수증 처리하면 간소화 서비스에 자동으로 뜨는 경우도 있습니다. 안 뜨면 안경점에서 영수증 다시 발급받을 수 있으니까 연말정산 전에 확인해보세요.
중소기업 소득세 감면을 늦게 신청했습니다
중소기업에 다니는 청년은 소득세의 90퍼센트를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. 5년간 적용되는 엄청난 혜택입니다. 그런데 저는 이걸 입사 첫해에 바로 신청 안 하고 6개월 뒤에 신청했습니다.
신청 전 기간은 감면이 적용되지 않습니다. 6개월 동안 낸 소득세는 돌려받지 못했습니다. 대략 50만 원 정도 손해 봤습니다.
중소기업 다니시는 분들은 입사하자마자 바로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 신청서를 회사에 제출하세요. 인사팀에 말하면 양식 줍니다.
2년 차부터 달라진 점
첫해 손해 보고 나서 2년 차부터는 꼼꼼하게 챙겼습니다. 연말이 되기 전에 미리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하나씩 확인했습니다.
월세 계약서와 이체 내역 준비해뒀는지, 청약통장 납입증명서 발급받았는지, 기부금 내역 간소화에 뜨는지 확인했는지, 안경이나 렌즈 구입한 거 있으면 영수증 있는지, 직무 관련 교육비 쓴 거 있는지 이렇게 체크합니다.
2년 차에는 환급액이 첫해보다 80만 원 넘게 많았습니다. 똑같이 일하고 똑같이 월세 내고 똑같이 청약 넣었는데 챙기느냐 안 챙기느냐 차이로 80만 원이 갈렸습니다.
마무리하며
연말정산은 복잡해 보이지만 사회초년생이 챙겨야 할 건 몇 개 안 됩니다. 월세, 청약, 기부금, 안경 구입비 이 네 가지만 기억하세요. 그리고 중소기업 다니면 소득세 감면은 입사하자마자 바로 신청하세요.
모르면 손해 보는 게 연말정산입니다. 저처럼 첫해에 100만 원 넘게 날리지 마시고 미리미리 챙기세요. 10분 투자해서 서류 준비하면 수십만 원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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